아이폰, 겨울철 자주 먹통 되는 이유

북극권의 맹렬한 한파가 미국 중서부를 강타하며 체감온도는 영하 40도까지 내려갔다. 사람이나 동물이 바람과 한기에 노출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추운 정도를 뜻하는 체감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같은 디지털 기기의 비정상적인 작동은 당연한 현상이다. 실은 기온이 0도 이하일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인간은 수천 년을 진화하며 실내 생활에 적응해왔다. 보온용 옷과 따뜻한 공기, 온수를 펌프로 집안에 공급하는 시스템 등의 기술이 영하 40도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는 지역에서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커넥티드 기술들이 제기능을 못한다. 배터리, 디스플레이, 센서 등 디지털 기기의 주요 부품들은 한파에 노출되면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추위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

지금 당신이 매일 충전하는 기기가 몇 개나 되는지 생각해보자. 최소한 4~5개는 된다. 우선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외에도 애플워치 같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 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디지털카메라, 이북 리더, 전자담배, 드론, 전기 자전거까지 리튬이온배터리는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에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같은 크기의 니켈 카드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3배 높고 메모리 현상이 거의 없어서 잘못된 사용 패턴으로 인한 배터리 용량 감소가 없다. 노트북만 해도 사용 시간이 1시간 정도에서 길게는 2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배터리 성능 차이가 커졌다. 다만 화학반응으로 전력을 공급하다 보니 기온이 영하 이하로 내려가면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근본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따뜻한 곳에 있을 때보다 추운 곳에서 금방 방전되는 원인이다. (갤럭시 노트7 폭발에서 봤듯이) 또 양극과 음극 분리막이 파손되면 폭발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영하로 떨어지면 화학반응 속도가 늦어져 성능도 하락된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전기공학 기술자 하누만 싱의 말이다. 그린란드 같은 극지방에서 사용되는 로봇 제작자인 그는 “온도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배터리 내부 화학반응이 늦어지고 결과적으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스키장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이 30% 이하일 때 갑자기 화면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얼마나 빠르게 배터리가 소모되는지 알 수 있다. 영하 37도 이하 날씨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5분 이내 방전되는 현상은 당연하다. 만약 한파가 몰아치는 날 외출을 해야 한다면 스마트폰은 가능한 한 몸 가까이 두고 에어팟 등 블루투스 이어폰은 야외 사용 시간을 5분 이내로 해야 한다. 또 실내로 돌아와 바로 충전해서도 안 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전해야 한다. 비정상적 화학반응에 배터리는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디스플레이도 저온에서 정상 작동 안 돼

디스플레이 역시 추위에 약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스마트워치, 그리고 내비게이션 등 디지털 기기에서 디스플레이는 필수 부품이다. 수백만 화소로 구성되는 디스플레이는 트랜지스터가 하나하나의 화소를 제어해 한 장의 선명한 이미지를 만든다. 그러나 너무 덥거나 추우면 액정 디스플레이는 제 기능을 못한다. 가장 최적의 온도는 0도에서 50도 내외다. 생물과 같다. 온도가 내려가면 내려 갈수록 표시에 필요한 반응 시간이 느려지고 화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대다수 컨슈머 제품은 4도 이하로 떨어지면 문제가 생긴다.

영하 4도 이하 실외 러닝에서 심박수 측정이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센서도 온도에 치명적이다. 자이로 센서와 오실로스코프, 발신기 등 센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감지하고 목적지 위치와 도착까지 소요 시간, 이동에 소비한 칼로리 등을 측정한다. 애플워치 같은 소비재에 탑재되는 센서는 그러나 영하 45도 이하 극저온 내지 영상 50도 이상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에 내장되는 센서는 37도에서 가장 완전한 데이터 수집이 되도록 설정된다. 뒷면 금속판이 사용자의 체온을 본체에 전달함으로써 추운 곳에서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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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라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더기어 등에서 기자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아이폰 어디까지 써봤니?', '드론은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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