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썩기 시작했다

미래는 담보할 수 없는 것이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이 보상판매 프로모션을 통해 아이폰 판매 진작에 나섰다. 깜짝 뉴스다.

애플은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기존 사용하던 기기를 가져오면 현장에서 신제품 가격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기종에 따라 최대 30만 원이 할인돼 아이폰XR은 69만 원(64GB)부터, 아이폰XS는 107만 원(128GB)부터 구입이 된다. 원래 가격은 아이폰XR이 99만 원부터, 아이폰XS가 137만 원부터다.

최근 애플의 상황을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애플 주가의 50일 이동평균이 위험 신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애플 주가의 50일 이동평균은 194.036달러로 200일 이동평균 194.052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단기 하락 추세가 장기 하락 추세로 전환되는 신호로 간주해 ‘데스 크로스’라 부른다.

아이폰XR

애플 아이폰XR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도산할 때 애플은 세계에서 3번째 큰 스마트폰 제조사였으며, 스티브 잡스가 10억 달러 규모 성장을 자신했던 애플스토어가 오픈됐다. 애플은 단지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지 않고 서비스 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충성고객들을 양산해왔다. 지난해 앱스토어와 아이튠즈, 아이클라우드, 애플 뮤직 등이 포함되는 서비스 분야에서 370억 달러(약 41조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콘텐츠 분야서도 경쟁자를 압도하는 괄목할 성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TV 프로그램 제작에 이미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을 투자했고, 디지털 매거진 구독 서비스 텍스처(Texture) 인수는 뉴스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다. 또 ‘보그’를 발행하는 세계적인 출판 그룹 콘데 나스트(Condé Nast)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최근 콘데 나스트 전직 임원이 뉴스 서비스 부서에 영입됐다. 서비스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가려진 새로운 하드웨어 부재가 아쉽다.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으로 성장한 애플이 하드웨어 혁신에 더는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아이패드, 애플워치, 아이폰 같은 주요 애플 기기에서 참신한 혁신을 찾기 힘들다. 2016년 공개된 터치바는 장난감처럼 보이고 페이스ID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홈팟도 신제품이지만 솔직히 새롭지 않다. 지난 10월 공개된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쉽게 휘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애플은 새 아이패드 프로에서 휘어짐 현상이 발생한다고 시인하면서도 결함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 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형 아이패드 프로’ 일부 제품이 약간 구부러진 상태로 출하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제품 성능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플은 고가 모델과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XS는 1,0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서비스 분야 수익이 매년 상승해서일까. 애플은 분기 결산 보고에서 하드웨어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주들에게 서비스 비즈니스 성장에 주목 해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솔직히 당신이 애플팬이라면 아이클라우드 용량을 확장하는데 추가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가. ‘시리’의 인공지능 수준은 구글, 아마존보다 낮다.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직 이렇다할 작품이 없다.

애플은 최근 수 년간 혁신 부재와 고가 논란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늘 2억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하며 ‘고가’에 대한 당위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최근 급락한 아이폰 판매량을 상기해보면 오만함을 내려놓고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분히 자극하는 혁신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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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라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더기어 등에서 기자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아이폰 어디까지 써봤니?', '드론은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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